난소 낭정과 대장검사 연관성
얼마 전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며칠 전 오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목소리부터 떨리더라고요. 산부인과에서 대장내시경을 받아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는 거예요. 이 친구는 몇 년 전부터 난소에 혹이 자꾸 생겨서 결국 자궁적출술(히스테렉토미)까지 받은 적이 있는데, 담당 산부인과 선생님이 "난소에 혹이 잘 생기는 사람은 대장에도 용종이 잘 생기는 경우가 있으니 한번 검사해 보자"라고 하셨다더라고요.
저는 평소 중환자실에서도 주로 나이 지긋한 어르신 환자분들을 보는 편이라 산부인과 쪽은 사실 거리가 좀 있는 분야인데요, 그래도 같은 여자로서 남 일 같지 않고 궁금해지더라고요. 정말 난소 혹이랑 대장 용종이 관련이 있는 걸까, 그리고 예전부터 궁금했던 것 하나 더 — 젊은 여자들이 겪는 그 지긋지긋한 생리통이 혹시 난소에 생긴 혹 때문은 아닐까 하는 것까지, 이번 기회에 자료를 찾아보면서 정리해 봤어요.
난소에 혹이 잘 생기면 대장도 살펴봐야 하는 이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근거가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더라고요. 한 대규모 역학 연구에서는 난소암을 진단받은 여성이 이후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약 1.7배 높았고, 반대로 대장암을 진단받은 여성 역시 난소암 위험이 약 1.5배 높게 나타났다고 해요. 이렇게 한쪽 방향이 아니라 양쪽으로 서로 위험을 높이는 관계를 학계에서는 "쌍방향 관계"라고 부르는데, 연구진은 이 배경에 두 장기의 종양에 공통으로 작용하는 유전적 소인이 있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어요.
실제로 유전적인 배경이 뚜렷하게 확인된 사례도 있어요. 린치증후군이라고, 원래는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증후군이라는 어려운 이름으로 불리는 유전 질환인데요, 이 증후군을 가진 사람은 대장암뿐 아니라 자궁내막암과 난소암 위험도 같이 높아지는 게 특징이에요. 그래서 젊은 나이에 대장 용종이나 난소 종양이 반복해서 생기거나, 가족 중에 대장암·자궁내막암·난소암 환자가 여럿 있는 집안이라면 산부인과나 소화기내과에서 이런 유전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거기다 자궁내막증도 한몫하는 걸로 보여요. 자궁내막증은 자궁 안쪽에 있어야 할 조직이 난소나 골반의 다른 부위에 자리 잡는 질환인데, 이게 난소에 생기면 흔히 초콜릿 낭종이라 부르는 자궁내막종이 되거든요. 여러 인구 기반 연구에서 자궁내막증을 진단받은 여성이 난소암은 물론 대장암 위험도 다소 높아진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어서,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낭종이 반복됐던 친구 같은 경우라면 의사 입장에서 대장 쪽도 한 번 들여다보고 싶었을 것 같아요.
다만 이걸 "난소 혹이 있으면 무조건 대장암 위험군"이라고 확대 해석하진 않으셨으면 해요. 저 통계는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경향이고, 실제 임상에서는 낭종이 몇 번이나 재발했는지, 나이가 몇 살인지, 가족력은 어떤지, 조직검사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다 같이 놓고 개별적으로 판단하시는 거거든요. 친구의 경우도 재발이 잦았던 이력과 나이를 종합해서 담당 선생님이 "이번 기회에 한 번 확인해 보자"는 정도로 권하신 걸로 보이더라고요.

모든 난소 낭종이 위험 신호는 아니라는 사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부분이, 어떤 사람은 난소에 혹이 발견돼도 별다른 시술 없이 지켜보기만 하고, 어떤 사람은 수술까지 가잖아요. 이 차이는 낭종의 종류에서 나와요. 가임기 여성한테 가장 흔하게 생기는 건 기능성 낭종이라는 건데, 난포가 배란 과정에서 제대로 터지지 못하거나 황체가 퇴화하지 않고 남아서 생기는 물혹이에요. 이런 낭종은 대부분 증상이 없고, 몇 번의 생리 주기를 거치면서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크기가 작고 초음파상 단순 낭종처럼 보이면 바로 수술하기보다는 3개월 정도 간격으로 초음파를 재보면서 크기 변화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인 접근이에요. 반면 낭종이 계속 커지거나, 모양이 복잡하거나, 자궁내막종·기형종처럼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 종류로 확인되면 그때는 수술을 고려하게 되고요. 친구처럼 이런 낭종이 반복적으로 생겨서 매번 시술이나 수술로 이어졌다면, 단순 기능성 낭종보다는 재발하는 자궁내막증 쪽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커 보여요.
젊은 여성들의 생리통, 낭종 때문만은 아니더라고요
이 김에 오래 궁금했던 것도 같이 찾아봤는데요, 사실 생리통의 90% 정도는 난소 낭종이나 다른 구조적인 문제와는 무관한 "원발성 생리통"이라고 해요. 이건 초경 후 1~2년 안에 시작돼서 주로 10대나 20대 초반 여성한테 흔한데, 원인은 자궁내막에서 분비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 때문이에요. 이 물질이 많이 나올수록 자궁이 강하게 수축하면서 통증이 심해지는 구조라, 낭종이 있든 없든 이 메커니즘 자체는 크게 상관이 없어요.
나머지 10% 정도가 "속발성 생리통"인데, 이건 정말로 자궁이나 골반에 어떤 구조적인 원인이 있어서 생기는 통증이에요. 자궁내막증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고, 선근증이나 자궁근종, 그리고 골반에 자리 잡은 낭종도 여기에 포함돼요. 특히 아까 말씀드린 자궁내막종 같은 경우는 자궁내막증 조직이 주변 골반과 유착을 일으키면서 생리 때마다 통증을 유발하는 걸로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단순 기능성 낭종이 생리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자궁내막종처럼 재발성 낭종을 동반한 자궁내막증이라면 생리통과 꽤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젊은 분들이 매달 겪는 생리통이 전부 낭종 탓은 아니고요, 오히려 대부분은 프로스타글란딘 때문에 생기는 흔한 통증이에요. 다만 진통제를 먹어도 잘 안 듣거나, 통증이 갈수록 심해지거나, 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골반이 계속 아프다면 그건 낭종이나 자궁내막증 같은 구조적인 원인을 의심해 볼 신호일 수 있으니 그럴 땐 넘기지 마시고 산부인과에서 초음파로 확인해 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어요.
결국 중요한 건 정기적인 검진과 내 몸에 대한 관심
친구한테는 제가 산부인과 전문가는 아니지만, 자료를 찾아본 대로 "재발이 잦았던 이력 때문에 조심스럽게 권하신 것 같다, 걱정보다는 예방 차원으로 받아보면 좋을 것 같다"라고 얘기해 줬어요. 사실 대장내시경이라는 게 막상 받기 전엔 부담스러워도, 받아서 나쁠 건 없는 검사잖아요. 저도 이번에 찾아보면서 난소와 대장이 이렇게 얽혀 있을 수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됐고요, 무엇보다 내 가족력이나 반복되는 증상 패턴을 의사 선생님께 자세히 얘기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느꼈어요. 같은 증상이라도 배경에 따라 필요한 검사가 달라지니까요.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도 난소 낭종이 반복되거나,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부인과암 병력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다음 산부인과 진료 때 대장 검진에 대해서도 한번 여쭤보시길 권해드려요.
참고자료
- Evidence Suggests Bidirectional Risk Between Ovarian, Colorectal Cancers – AJMC
- Colorectal Cancer Risk Factors – American Cancer Society
- Dysmenorrhea – StatPearls, NCBI Bookshelf
- 대장용종 – 국가건강정보포털 (질병관리청)
- 난소 낭종 [Ovarian cyst] – 세브란스병원 건강정보
난소 낭종 [Ovarian cyst] | 건강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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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경험과 중환자실 관찰을 바탕으로 쓴 주관적인 기록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병원 시스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