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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전조증상, 원인 그리고 해결 방법)

octopus27 2026. 8. 20. 00:56

친절하던 상사가 갑자기 싸늘해졌던 이유 — 편두통의 전조증상

예전 직장에 그런 상사가 있었다. 사람 좋고, 항상 친절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뭐든 잘 알려주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은 갑자기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무뚝뚝하고, 말투도 싸늘했다. 그때는 "저 사람이랑은 오늘 부딪히면 안 되겠다" 싶어서 최대한 피해 다녔다. 나중에서야 그 사람이 직접 얘기해 줬다. 자기가 편두통이 있다고.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아니 몰랐다기보다 왜 편두통 때문 사람이 저러지? 누구나 아프다고 다 저러나 싶었다. 편두통이라는 진단명 자체를 제대로 접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그 사람은 두통이 너무 심해지면 스스로도 성격을 억누르지 못할 정도가 된다고 했다.

 

성격이 변한다고? 전조증상이라는 것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편두통에는 실제로 두통이 시작되기 전, '전조증상' 단계가 있는데 여기서 짜증이나 감정 기복 같은 변화가 흔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뇌 전체로 퍼지는 전기적 활동이 통증보다 먼저 오면서, 본인도 모르게 예민해지는 거다. 그러니까 그 상사가 갑자기 싸늘해졌던 건 성격이 나빠서가 아니라, 몸이 이미 편두통 발작에 들어가고 있다는 신호였던 셈이다. 이걸 알고 나니 그때 내가 오해했던 게 좀 미안해졌다.

유전인가, 왜 유독 여자한테 많을까, 생리주기랑 진짜 관련이 있는 걸까?

편두통은 원인이 완전히 밝혀진 건 아니지만 유전적 요인이 확실히 있다고 한다. 실제로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정도 더 많이 겪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유는 여성호르몬, 특히 에스트로겐과 관련이 깊다. 사춘기, 월경, 임신, 폐경처럼 호르몬이 크게 요동치는 시기마다 편두통이 함께 몰려오는 경향이 있다는 거다.   에스트로겐 수치가 월경 직전에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 변화 자체가 편두통을 촉발하는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한다. 실제로 편두통을 겪는 여성의 상당수가 생리 주기와 두통의 연관성을 스스로 느낀다고 답했다는 자료도 있었다. 반대로 임신 중에는 호르몬 수치가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돼서 오히려 증상이 잦아드는 경우도 있고, 출산 직후 호르몬이 급락하면 다시 심해지기도 한다.

그럼 트리거는 뭘까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지만 공통적으로 자주 꼽히는 것들이 있다. 날씨나 기압 변화, 강한 햇빛이나 번쩍이는 조명, 특정 음식(적포도주, 치즈, 가공육, MSG가 많이 들어간 음식), 불규칙한 수면이나 식사, 스트레스, 그리고 앞서 말한 생리 주기까지. 재밌는 건 스트레스를 받는 동안보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순간에 편두통이 오는 사람도 많다는 거다. 자기만의 트리거를 알아내려면 두통 일기를 써 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언제, 뭘 먹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록해 두면 패턴이 보인다는 거다. 내 전 직장 상사는 비가 오지 않는 데도 머리가 아프기 시작한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게 비가 왔다. 

약을 꼭 먹어야만 할까

꼭 그런 건 아니다. 생활 습관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발작 빈도가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자고, 끼니를 거르지 않고,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들이다. 스트레스 관리(명상, 요가, 바이오피드백)나 인지행동치료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고, 일부에서는 마그네슘이나 비타민B2, 코엔자임Q10 같은 보충제 효과를 보기도 한다. 다만 증상이 자주, 심하게 반복된다면 그때는 약물치료를 미룰 이유가 없다. 급성기에 쓰는 약과 예방을 위해 꾸준히 복용하는 약이 따로 있고, 최근에는 보툴리눔 톡신이나 CGRP 항체 같은 새로운 치료법도 나와 있다고 한다. 다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자주 먹는 건 오히려 만성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니 그 부분은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이 글을 쓰면서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자료, 그리고 여성 편두통 관련 의학 정보를 다시 찾아봤다. 그때 그 상사를 조금 더 이해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단 걸 사다주면 정말 도움이 될까

이 얘기를 하다 보니 내 남동생 생각이 났다. 여자친구가 편두통이 있는데, 생리 주기마다 꼭 달콤한 걸 사다 준다고 한다. 마음이 예뻐서 하는 행동인 건 알겠는데, 실제로 편두통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걸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단 게 당기는 건 편두통을 낫게 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편두통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고 한다. 앞서 말한 전조증상 중 하나가 바로 이 '단 음식·짠 음식에 대한 갈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여자친구가 단 게 먹고 싶다고 할 때는, 이미 몸이 편두통 발작에 들어서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초콜릿이 편두통을 유발하는지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대되는 연구도 있다 — 초콜릿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발작 전에 식욕이 커지다 보니 마침 초콜릿을 먹었을 뿐이라는 거다. 결국 동생의 그 다정한 행동이 편두통을 '치료'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이미 힘든 순간에 곁에서 챙겨주는 마음 자체는 나쁠 게 없다. 다만 사람에 따라 단 음식이나 초콜릿이 진짜 트리거가 되는 경우도 있으니, 여자친구 본인이 그런 케이스는 아닌지 한번 물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참고자료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편두통」 — health.kdca.go.kr
· 보건복지부, 「여성이 남성보다 3배 많은 『편두통』 호르몬과 관련 있어」 — mohw.go.kr
· 오상신경외과 의학백과, 「여성 편두통 — 원인·증상·진단·치료」 — osns.co.kr
· Apollo Hospitals, 「편두통: 증상, 원인, 단계 및 치료법」 — apollohospitals.com
· 전남대학교병원, 「편두통 복약정보」 — cnuh.com
· 코메디닷컴, 「모르고 먹었는데...'두통' 유발 음식 8가지」 — 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