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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는 그 이름, 맥토미니의 심장 이야기

경미한 부정맥인데 왜 시술까지 받을까 - 중환자실에서 매일 보는 것들을 떠올리며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스콧 맥토미니를 모르실 리 없죠. 맨유에서 뛰다가 나폴리로 이적해서 지금은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은 선수인데, 최근에 "경미한 양성 부정맥"이 발견돼서 펄스장 절제술이라는 시술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나폴리 구단 공식 발표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나와 있고, A매치 기간이 끝나면 복귀할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 소식을 보고 좀 이상하게 느끼신 분들 많을 거예요. 저도 처음엔 "젊고 건강한 운동선수인데 왜 심장에 문제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요. 근데 병원에서, 특히 중환자실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케이스를 은근히 자주 만나요. "경미하다"는 말과 "시술을 받는다"는 말이 전혀 모순이 아니거든요. 오늘은 이 기회에 부정맥이 정확히 뭔지, 어떤 종류들이 있는지, 그리고 일반인은 어떤 증상일 때 병원에 가야 하는지까지 한번 정리해 보려고 해요.

부정맥이라는 게 정확히 뭘까

부정맥은 심장이 뛰는 리듬 자체에 이상이 생긴 상태를 말해요. 심장은 원래 동방결절이라는 곳에서 규칙적인 전기 신호를 만들어서 심방과 심실을 순서대로 수축시키는데, 이 전기 신호가 너무 빨리 나오거나, 너무 느리게 나오거나, 엉뚱한 곳에서 튀어나오거나, 아예 불규칙하게 나오면 그게 다 부정맥이에요. 그래서 부정맥이라는 단어 하나에 정말 다양한 상태가 다 들어가 있어요.

크게 나눠 보면 심방(심장 윗부분)에서 생기는 상실성 부정맥이 있고, 심실(심장 아랫부분)에서 생기는 심실성 부정맥이 있어요. 대표적으로 심방세동은 심방이 규칙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고 미세하게 떨리기만 하는 상태인데, 부정맥 중에서 가장 흔한 편이에요. 발작성 상실성 빈맥은 갑자기 맥박이 150~200까지 확 치솟았다가 또 갑자기 뚝 떨어지는 식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요. 반대로 맥박이 너무 느려지는 서맥도 있는데, 이건 동방결절 자체의 기능이 떨어지거나 전기 신호가 전달되는 경로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나타나요. 그리고 가장 위험한 축에 속하는 게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인데, 이건 심실에서 문제가 생기는 거라 자칫하면 심정지로 바로 이어질 수 있어서 중환자실에서는 정말 긴장하고 보는 리듬이에요.

증상도 정말 사람마다 천차만별이에요. 어떤 분들은 가슴이 갑자기 두근거리거나 심장이 덜컹하는 느낌, 혹은 목까지 뛰는 느낌을 호소하시고, 어지럽거나 숨이 차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심하면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실신까지 가기도 하고요. 근데 재밌는 건 검사에서 부정맥이 명확하게 잡히는데도 본인은 아무 증상을 못 느끼는 경우도 꽤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건강검진 심전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원인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부정맥 원인 하면 흔히 고혈압, 심근경색 같은 심장 자체의 병을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훨씬 폭이 넓어요. 갑상선 기능 항진증처럼 심장이랑 관련 없어 보이는 병도 심박수를 올려서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고, 전해질 불균형(특히 칼륨이나 마그네슘 수치가 흐트러졌을 때)도 흔한 원인이에요. 카페인, 술, 흡연도 심장 전기 신호를 자극해서 두근거림을 만들 수 있고, 수면 부족이나 스트레스, 수면무호흡증도 무시 못 할 요인이고요. 나이가 들면서 심장 전기 시스템 자체가 노화되는 것도 서맥의 흔한 원인이에요. 그런데 맥토미니처럼 젊고 운동을 많이 하는 사람한테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하나 더 있어요. 지구력 운동을 오래 해온 사람의 심장은 이른바 "애슬리트 하트"라고 해서 일반인보다 심방이 커지고 미주신경 긴장도가 높아지는 방향으로 구조적, 전기적 리모델링이 일어나요. 그런데 이게 역설적으로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이 생기기 좋은 조건을 만들기도 해요. 실제로 지구력 운동선수들의 심방세동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높다는 연구들이 꽤 있고요. 그러니까 "너무 건강한데 왜"라기보다는, 오히려 운동을 많이 한 몸이라서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보는 게 더 맞아요.

 

그래서 왜 "경미한데" 시술까지 받는 걸까

이 부분이 사실 이번에 제가 제일 이야기하고 싶었던 지점이에요. "양성(benign)"이라는 말은 심장 구조 자체에 다른 문제가 없고 당장 생명을 위협할 위험이 낮다는 뜻이지,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 절대 아니거든요. 오히려 심장 구조가 멀쩡한 젊은 환자일수록 평생 항부정맥제를 먹으면서 관리하는 것보다, 문제가 되는 심장 조직 자체를 없애서 아예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절제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해요. 게다가 축구처럼 경기 도중에 어지럼이나 실신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직업이라면, "일단 지켜보자"는 선택이 훨씬 더 어려워지고요. 맥토미니가 받은 건 펄스장 절제술이라는 방식인데, 카테터를 심장 안으로 넣어서 문제가 되는 조직에 전기 자극을 가해 없애는 시술이에요. 기존에 많이 쓰던 고주파 절제술이나 냉각풍선 절제술은 열이나 냉기로 조직을 태우거나 얼려서 없애는 방식이라 그 열과 냉기가 주변의 식도나 횡격막신경, 관상동맥까지 건드릴 위험이 있었어요. 반면 펄스장 절제술은 아주 짧은 고전압 전기 펄스로 심근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비열적 방식이라, 주변 조직 손상 위험이 훨씬 낮고 시술 시간도 짧은 편이에요. 그만큼 회복도 빨라서, 시즌 중인 선수한테는 특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거죠. 나폴리 구단이 "A매치 기간이 끝나면 복귀 예상"이라고 짧게 잡은 것도 이런 이유가 클 거예요. 다만 맥토미니가 정확히 어떤 종류의 부정맥이었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중환자실에서도 비슷한 결을 자주 봐요. 수술 전후로 발작성 심방세동이 반복되는 환자분들 중에, 구조적으로는 심장이 괜찮은데 증상이 자꾸 재발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거나 낙상 같은 안전 문제가 생기니까 결국 전기생리학 검사실에서 절제술을 받으시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경미하다"는 말과 "시술이 필요하다"는 말은 얼마든지 같이 갈 수 있는 이야기예요.

그렇다면 일반인은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증상을 구분하는 거예요.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동시에 가슴 통증이 있거나, 숨쉬기가 힘들거나, 어지럽고 눈앞이 흐려지거나, 실제로 정신을 잃은 적이 있다면 이건 미루지 말고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특히 실신을 한 번이라도 했다면 "괜찮아졌으니 넘어가자"가 아니라 반드시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권해요. 실신은 심장이 잠깐이라도 제대로 못 뛰었다는 신호일 수 있거든요. 반면 가끔 심장이 한 번씩 덜컥하거나 몇 초간 빨리 뛰다가 저절로 가라앉는 정도라면 응급 상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길 일도 아니에요.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심장내과 진료를 예약해서 심전도나 24시간 홀터 검사를 받아보시는 게 좋아요. 특히 커피나 술을 마신 뒤, 잠을 못 잔 다음 날, 스트레스가 심할 때 유독 심하게 느껴진다면 이런 패턴 자체가 진단에 중요한 단서가 되니까 언제, 어떤 상황에서 증상이 있었는지 메모해 두시는 것도 도움이 돼요. 그리고 가족력에 부정맥이나 갑작스러운 심장 문제가 있었다면, 증상이 약하더라도 한 번쯤은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하고 싶어요.

이 글을 쓰면서 맥토미니 관련 소식은 스포츠경향 보도를 참고했고, 부정맥의 종류와 원인 부분은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클리블랜드 클리닉 자료를 함께 봤어요. 펄스장 절제술이 기존 절제술과 어떻게 다른지는 명지병원 심장혈관센터 설명과 위키피디아 항목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요.

개인 경험과 중환자실 관찰을 바탕으로 쓴 주관적인 기록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병원 시스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