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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골다가 갑자기 뚝 멈추는 순간, 다들 한 번쯤 겪어 보셨을 거예요

옆에서 자던 사람이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다가 어느 순간 소리가 뚝 끊기는 순간, 경험해 보신 분들 꽤 많으실 것 같아요. 저희 남편도 그랬거든요. 한참 시끄럽게 코를 골다가 갑자기 조용해지는데, 그 정적이 오히려 더 무섭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숨은 쉬고 있나 얼굴을 살피고, 다물어진 입을 턱을 아래로 당기듯 열어준 적이 여러 번 있어요. 그때는 그냥 "많이 피곤한가 보다" 하고 넘겼는데, 중환자실에서 근무하면서 이게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재밌는 건 어린아이들에게서는 이런 식으로 코를 골다 뚝 멈추는 모습을 거의 볼 수 없다는 점이에요. 아이들의 기도는 성인보다 여유가 있고 근육 긴장도도 좋아서, 코를 골더라도 성인처럼 숨이 완전히 막히는 경우는 드문 편이거든요. 반면 병원에서 만나는 고령 환자, 특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환자분들 중에는 절반 이상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받았거나 의심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오늘은 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흔히 OSA(obstructive sleep apnea)라고 부르는 이 질환에 대해 제가 본 것과 찾아본 자료를 바탕으로 풀어볼게요.

코골이가 뚝 끊기는 그 순간이 바로 무호흡이에요

OSA는 잠자는 동안 목 안쪽 기도, 그러니까 코와 폐 사이를 연결하는 통로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면서 호흡이 멈추는 질환이에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는 이걸 "수면 중 호흡이 멈추거나 감소해 자주 깨는 수면 호흡 장애"로 정의하는데, 10초 이상 숨이 끊기는 상태가 반복되는 거라고 보면 돼요. 자는 사람 본인은 이 순간을 거의 기억하지 못해요. 뇌가 산소 부족을 감지하고 잠깐 각성시켜서 다시 숨을 쉬게 만드는 식이라, 본인은 그냥 자다가 몇 번 뒤척였다고 느끼는 정도죠. 옆에서 자던 배우자나 가족이 오히려 먼저 눈치채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어요.

살이 찌면 기도가 왜 막히는 걸까, 비만이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비만이 OSA의 가장 잘 알려진 위험요인인 건 맞아요. 목 주변과 혀, 목젖 부위에 지방이 쌓이면 기도 공간 자체가 물리적으로 좁아지고, 잠들었을 때 근육이 이완되면서 이 좁아진 통로가 더 쉽게 무너지듯 막히는 거예요. 실제로 남성은 목둘레가 17인치, 여성은 16인치를 넘으면 위험이 올라간다는 기준도 있어요. 그런데 이게 전부는 아니에요. 제가 근무하면서 만난 환자 중에는 마른 체형인데도 OSA를 진단을 받은 분들이 꽤 있었거든요. 턱이 작거나 뒤로 들어간 구조(의학적으로는 소악증, 하악후퇴라고 불러요), 편도나 아데노이드가 원래 큰 경우, 혀가 상대적으로 큰 경우도 기도를 좁히는 해부학적 원인이 돼요. 여기에 나이가 들면서 목 주변 근육 긴장도가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 남성이라는 성별 자체(폐경 이후에는 여성도 위험이 비슷해진다고 해요), 술이나 수면제·진정제 복용, 흡연, 똑바로 누워 자는 습관, 그리고 가족력까지 겹치면 마른 사람도 얼마든지 OSA를 겪을 수 있어요. 아이들의 경우는 대부분 편도·아데노이드가 유독 큰 게 원인인 경우가 많아서, 성인의 비만형 OSA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이고요. 서울아산병원 자료에서도 편도선 비대, 혀 비대, 연구개 비후를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결국 체중은 여러 위험요인 중 하나일 뿐 전체 그림은 아니라는 거예요.

진단을 받았다고 끝이 아니라, 거기서부터 관리가 시작돼요

OSA가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라는 검사로 확진하는데, 하룻밤 자는 동안 뇌파, 호흡, 산소포화도, 심박수 같은 걸 동시에 측정하는 검사예요. 그럼 이 진단을 받으면 회복이 가능한 걸까 싶으실 텐데, 답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에 가까워요. 비만이 주된 원인이었던 분이라면 체중을 줄이는 것만으로 증상이 많이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해외 임상 자료를 보면 체중 감량만으로 완치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고, 턱 구조나 편도 크기 같은 해부학적 요인이 함께 있으면 살을 빼도 증상이 남아있는 경우가 흔하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로 꼽히는 게 양압기, 흔히 CPAP이라고 부르는 기기예요. 잘 때 마스크를 쓰고 지속적으로 공기를 불어넣어서 기도가 무너지지 않게 받쳐주는 원리인데, 효과는 확실한 편이에요. 문제는 순응도예요. 처음 시작한 환자 중 상당수가 답답함이나 불편함 때문에 한 달 안에 사용을 그만둔다는 자료도 있을 정도거든요. 이 외에 구강 내 장치, 옆으로 자는 자세 교정,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니, 본인 상태에 맞는 방법을 의료진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해요.

방치하면 심장과 뇌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요

OSA를 그냥 "코 좀 심하게 고는 것" 정도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밤새 반복되는 산소 부족과 잦은 각성은 몸에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작용하는데, 미국심장협회(AHA) 자료에 따르면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뇌졸중 위험을 모두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좌심실의 이완 기능이 떨어지면서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도 있고요. 여기에 인슐린 저항성이 올라가면서 대사증후군이나 당뇨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는 자료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이런 심혈관계 문제 말고도 낮 동안의 심한 졸음,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그로 인한 운전 중 사고 위험까지, 삶의 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에요. 병원에서 보면 고령이나 비만 환자 중 유독 아침에 두통을 호소하거나 낮에 유난히 졸려하는 분들이 있는데, 알고 보면 밤사이 이런 무호흡이 반복되고 있었던 경우가 많았어요. 옆에서 자는 가족의 코골이가 뚝 끊기는 순간을 목격했다면, 그냥 넘기지 마시고 한 번쯤 검사를 받아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어요.

 

 

이 글은 개인 경험과 중환자실에서의 관찰을 바탕으로 쓴 주관적인 기록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병원 시스템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