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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통증, 겪어본 사람만 안다
한밤중에 혼자 자다가 다리에 쥐가 나면 그렇게 무서울 수가 없다.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운 건 둘째 치고, 이게 자주 반복되면 나도 모르는 신세 한탄까지 이어진다. 종아리가 갑자기 돌처럼 굳으면서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의 통증이 오는데, 옆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그 순간엔 더 크게 다가온다.
어릴 때 부모님 세대가 하던 말이 떠올랐다. 다리에 쥐가 나면 코에 침을 바르라고, 아니면 고양이처럼 "야옹" 소리를 내면 놀라서 풀린다고들 했다. 나도 은연중에 그 말을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근데 찾아보니 둘 다 의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는 민간요법이었다. 재활의학과 교수들도 명확히 "근거 없다"라고 말한다.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유는 있다. 통증이 심한 순간에 코에 손을 뻗거나 소리를 내는 낯선 동작 자체가 신경을 잠깐 다른 데로 돌리고, 그 몇 초 사이에 원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풀리는 경련이 마침 풀리면서 "효과가 있다"라고 믿게 됐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나은 건 그 행동 때문이 아니라 그냥 시간이 지나서였던 거다.
여자라서 아니면 마그네슘 부족이라서 더 잘 걸릴까
이것도 궁금했던 부분인데, 큰 규모의 연구들을 보면 성별 자체가 야간 다리 경련의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라고 한다. 남녀 모두 겪는 흔한 증상이라는 거다. 다만 임신 중에는 얘기가 다르다. 임산부의 30~80%가 다리 경련을 겪는다고 하니, 이 시기만큼은 여성에게 확실히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결정적인 건 나이다. 65세 이상에서는 절반 정도가 다리 경련을 경험하고, 50세가 넘으면 거의 모든 사람이 한 번쯤은 겪는다고 하니, 성별보다는 '나이'가 훨씬 큰 변수인 셈이다. 다리에 쥐 하면 다들 마그네슘부터 얘기한다. 나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마그네슘 결핍이 근육 경련과 관련 있다는 건 맞지만, 임신 중인 경우를 제외하면 마그네슘 보충제가 야간 다리 경련을 확실히 줄여준다는 근거는 사실 약하다고 한다. 오히려 최근 연구들은 근육 자체의 피로나 신경 기능 이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말초신경이 예전만큼 매끄럽게 작동하지 않는 것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마그네슘만 챙겨 먹는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
근데 왜 하필 밤에만 이럴까? 근본적으로 줄이즌 방법
이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 자는 동안에는 다리를 몇 시간이고 거의 같은 자세로 두게 되는데, 이때 발끝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쳐지면서 종아리 근육이 계속 짧아진 상태로 오래 머무른다. 거기서 살짝만 뒤척이거나 다리를 뻗어도, 굳어 있던 근육이 갑자기 반응하면서 경련이 오는 거다. 낮에는 계속 움직이고 있으니 근육이 이렇게 오래 한 자세로 굳을 일이 별로 없다. 게다가 자는 동안 혈액순환도 느려지고, 다리가 이불 밖으로 나가 차가워지기도 쉽다. 여름에 다리를 안 덮고 자면 유독 쥐가 잘 난다는 얘기도 여기서 나온 거였다. 결국 밤이라는 시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 그 시간 동안 몸이 만들어내는 조건들이 겹쳐서 그런 거였다. 통증이 시작되는 그 순간엔 발가락을 몸 쪽(무릎 방향)으로 당기는 게 제일 먼저다. 발끝을 뻗는 방향이 아니라 반대로 당겨야 한다. 그다음 가능하면 일어나서 그 다리로 살짝 체중을 실어 걸어보거나, 종아리를 손으로 마사지하면서 따뜻한 걸 대주면 좀 더 빨리 풀린다. 나는 이 순서를 몰라서 처음엔 그냥 아픈 다리를 붙잡고 어쩔 줄 몰라 하기만 했었다.
자기 전에 종아리 스트레칭을 가볍게 해주는 게 가장 기본이다. 그리고 다리를 차게 두지 않는 것도 의외로 중요하다.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족욕을 하거나 다리를 따뜻하게 덮고 자는 것만으로도 빈도가 줄었다는 사람이 많다. 물과 전해질(마그네슘, 칼륨이 든 바나나, 견과류, 시금치 같은 음식)을 챙기는 것도 여전히 도움이 되고, 낮 동안 활동량이 너무 없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뻣뻣해져서 오히려 쥐가 더 잘 나니 가벼운 걷기 정도는 꾸준히 하는 게 좋다. 다만 이렇게 관리해도 몇 달째 나아지지 않거나, 유독 한쪽 다리에서만 반복되거나, 다음 날까지 통증이 남는다면 그때는 그냥 넘길 게 아니라 병원에서 신경이나 혈관 쪽 문제는 아닌지 확인해 보는 게 맞다.
이 글을 쓰면서 MedLink Neurology와 PLOS ONE에 실린 야간 다리 경련 관련 연구, 그리고 국내 관련 기사들을 다시 찾아봤다. 자다가 쥐가 났을 때의 그 무서움이 나만 겪는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 MedLink Neurology, 「Sleep-related leg cramps」 — medlink.com
· PLOS ONE, 「Nocturnal leg cramps: Prevalence and associations...」 — journals.plos.org
· 코메디닷컴, 「다리에 쥐가 나면 무조건 마그네슘?!」 — kormedi.com
· 데일리안, 「'자다가 다리 움켜쥐는 고통' 쥐가 자주 나는 이 증상, 원인 알고 보니」 — daum.net
· 서울대학교 국민건강지식센터, 「다리에 쥐가…'근육경련' 대처 방법은?」 — hqcenter.snu.ac.kr
· 병원신문, 「다리 쥐났을 때는 '이렇게' 하세요!」(상계백병원 김철 교수) — kha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