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초년 시절, 아직도 잊히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 그날 담당하던 환자분 체온이 37.7도쯤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미열 수준이지만, 그때는 환자분 본인이 "몸이 으슬으슬하고 열이 나는 것 같다"며 타이레놀을 달라고 하셨다. 나도 신입이었으니 당연히 드려야 하는 줄 알고 오더를 확인했는데, 담당 선생님이 잠깐 기다려 보자고 하셨다. "지금 이 정도면 몸이 스스로 싸우고 있는 중이에요. 지금 해열제를 넣으면 오히려 몸이 열심히 만들고 있는 면역 반응을 꺾어버릴 수 있어요. 조금 더 오르면 그때 드립시다." 그 말이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았다. 그때는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서 왜 그렇게 말씀하셨는지 조금씩 이해가 됐다.사람들이 흔히 하는 착각이, 열이 조금이라도 나면 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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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9. 2. 08: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