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하던 그 환자, 왜 마지막은 투석실이었을까중환자실에서 일하다 보면 별의별 환자를 다 만나는데, 그중에서도 이상하게 계속 생각나는 분이 있다. 85세 할아버지였다.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했는데, 사실 이미 암이 온몸에 퍼져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숨만 조금 가쁠 뿐 정신은 정말 멀쩡했다. 회진 돌 때마다 의사들한테 농담을 던지고, 우리 간호사들한테도 실없는 소리를 하시던 분. 치료도 "해봅시다" 쪽이었다. 소극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제일 적극적인 환자였다.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종양내과 — 전문의들은 다 모여서 회의를 했다. 몸에 찬 물부터 빼자고, 그래야 숨 쉬기 편해진다고 하면서 이뇨제를 썼다. 근데 소변이 안 나왔다. 그리고 그 약 때문에 콩팥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그다음 수순은 뻔했다. 응급..
솔직히 잠을 함부로 대했다"잠은 죽어서 자면 된다"는 말, 다들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나도 20~30대 내내 그렇게 살았다. 근데 오십을 넘기고 보니, 제일 후회되는 게 딱 이거다. 잠이 이렇게 중요한 건지 너무 늦게 알게 된 것.중고등학교, 대학, 사회 초년생 때까지도 "제때 자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 TV 보다가, 책 읽다가, 아니면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가 취해서 잠드는 게 일상이었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6시간 넘게 제대로 잔 날이 거의 없었고, 그마저도 '숙면'이라고 부를 만한 잠은 손에 꼽는다.12시간 근무와 함께 무너진 잠근무 강도가 센 일을 하다 보니, 못 자면 바로 다음 날 티가 났다. 그러니까 오히려 몸이 무거워질 때까지 술을 마시고 억지로 잠을 청하는 날이 많아졌다. 어떤..
솔직히 저는 간호 일을 하면서도 정작 제 발은 가장 늦게 챙겼습니다. 가족 중에 당뇨 이력이 있어 혈당 체크는 빠지지 않으면서도, 발에 무언가 물리면 유독 오래 가는 걸 느끼면서도요. 당뇨발 합병증은 초기에 잡으면 절단까지 가지 않아도 됩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게 매일의 습관과 조기 발견입니다.발 궤양, 작은 상처가 어떻게 다리를 잃게 만드는가병원에서 당뇨 환자를 볼 때 저는 제일 먼저 발을 봅니다. 처음에는 발가락 끝에 작은 발적(redness)이 있는 분이, 몇 달 뒤 재입원했을 때는 발 전체가 부어 있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여기서 발적이란 피부에 붉은 기운이 도는 것으로, 감염이나 염증의 초기 신호입니다. 이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당뇨발 궤양(diabetic foot ulc..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은 전 세계 약 3억 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한국의 65세 이상 성인의 약 28%가 해당됩니다. 완치는 어렵지만 올바른 관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지금부터 핵심 관리법을 체계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COPD 환자를 위한 생활습관 관리COPD는 기도와 폐의 이상으로 인해 숨참, 기침, 가래가 매일 발생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2019년 기준 전 세계 사망 원인 6위(약 330만 명 사망)에 해당할 만큼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질환이지만, 질환 인지율이 약 3%에 불과하고 중증 환자의 흡입제 사용률도 25%에 그칠 만큼 관리가 미흡한 것이 현실입니다. 많은 환자들이 COPD 증상을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오해하거나 1차 병원에서 진단..
갱년기인 줄로만 알았다40대 후반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상하게 살이 붙기 시작했다. 먹는 걸 줄이면 빠져야 정상인데, 식사량을 절반으로 줄여도 체중계 숫자는 계속 올라갔다. 변비도 심해졌고, 피곤한 게 잠을 자도 안 풀렸다. 처음엔 그냥 "이 나이 되면 다 이런가 보다, 갱년기겠지" 하고 넘겼다. 근데 그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거울을 볼 때마다 얼굴이 붓고 푸석해 보였고, 옷은 하나둘 안 맞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국 그 시기에 만나던 남자친구를 내가 먼저 떠났다. 그 사람 잘못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나를 못 견뎠다. 이런 모습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게 자꾸 부끄러웠다.하시모토 갑상선염, 평생 가는 병병원에 가서 ..
이사 짐을 혼자 싸다가 어깨가 이상하다 싶었는데, 두 달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차 뒷자리로 손을 뻗는 그 단순한 동작에서 욱 하고 치솟는 통증을 느끼고서야 오십견을 의심하게 되었습니다. 내 나이 오십대라는 것도 아직 적응 중인데 오십견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서 아닐 거야 하며 이곳 저곳 기울였는데 유트부에는 수많은 운동법이 보여지고 있지만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고, 이게 과연 회복이 될 까 의심도 했습니다. 그리고 치료 선택지도 아직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알게 되었습니다.어깨가 굳어가는 과정, 서브스턴스 P와 신생혈관의 역할제가 오십견을 노화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일주일에 이만 보를 걷는 체력이라 설마 했는데, 이사 후 한 달이 넘도록 오른쪽 어깨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인..
